어젯밤 잘때, 텐트 한쪽 문을 열어두고 잤는데 새벽에 추워서 깼다. 처음 사용한 침낭은 생각보다 보온력을 기대하기 어려웠고, 단지 덮는다는 느낌만 있었다.

일찍 잔 덕에 일찍 일어났다. 아침으로 라면을 먹고 9시 무렵 출발했다. 어제보다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윈드스크린이 있었다면 조금 나았을까?

첫번째로 향한 곳은 대천해수욕장. 전국의 해수욕장이 8월 이후로 폐장을 해서 그런지 해변에 사람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아니면 아침이라서 그런가?

멀리보이는 섬들과 부지런히 오가는 배들이 보였다. 멍때리기에는 더 없이 좋은 풍경이다.

두번째로는 로컬푸드의 메카, 완주로 향했다. 일을 하면서 국내에서 로컬푸드를 가장 먼저 시작한 완주얘기를 참 많이 들었었다. 몇 달 전에 읽은 귀농관련 서적의 저자 또한 완주에 정착하면서 겪은 일을 적은 터라 이래저래 궁금했다.

지도앱에서 찾은 로컬푸드 매장이 있는 완주군 고산면에 갔다. 농협에서 운영하는 것이긴 했지만 로컬푸드 코너가 있었다. 청양고추와 양파를 샀다. 기념사진도 찍고.
점심을 먹고나서는 전주 한옥마을로 향했다.

도시답게 시내는 무척이나 복잡했다. 신호등과 속도제한구간, 교차로 등 네비게이션 앱을 보고 교통흐름, 차선을 봐야하니 주변구경은 못하고 오토바이만 타야했다.
TV 나 미디어에서 보긴 많이 봤는데 전주에 와본 적은 없다.
한옥마을을 둘러보는데 따로 입장료는 없다. 대신 주차료가 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인데 오토바이는 요금을 따로 받지 않는다. 주차를 하고 한옥마을을 둘러봤다. 낙안읍성 같이 주민들이 직접 거주하는 민속촌을 예상했는데, 그건 아니고 한복이나 탈 것을 대여해주거나, 먹을 것을 팔고, 심지어 운세나 사주를 봐주는 상점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곳들이 한옥마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게 아쉬웠다. 상점말고는 없는 건가.
한옥마을이 아니고, '한옥상점거리' 라고 하는게 맞을 것이다.

마을 중심에 있는 경기전은 별도의 입장료를 내야 볼 수 있다. 경기전은 조선시대 때 왕의 초상화를 모신 곳으로서 전국에 5곳이 있었지만 오롯이 원래형태로 남아있는 곳은 전주의 이곳이 유일하단다. 전주가 고향이었던 '전주 이씨' 태조 이성계의 초상화가 걸려 있었다.
지하의 어진 박물관에서 영상자료를 통해 초상화가 그려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후 바로 옆에 있던 전동성당, 풍남문을 돌아봤다. 많이는 아니지만, 외국인 관광객도 이따금 보였다.

원래 계획은 전주 시내에 숙소를 잡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숙박 앱을 보니, 하루에 2만원하는 숙소가 있어 예약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시내에서 20여 킬로미터 떨어져 있지만 오토바이가 있으니 문제가 되지 않았다. 시내에서 장을 보고 숙소에 짐을 풀었다.

ps. 뉴스에서는 연일 북상하는 태풍소식이다. 내일 비예보가 있는데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이다.
ps2. 숙소 카운터에서 전화가 왔다. 내가 결제한 금액이 숙박이 아니라 대실이라는 것. 2만원짜리 숙박은 없다고. 결재한 앱을 다시 확인해보니, 틀림없는 '숙박'이다.

'숙박이 맞아요. 내려가서 휴대폰 결재 화면 보여드릴게요' 하니,

그제서야 주인은 앱이 잘못되었다며, 알겠다고 했다.



<앞 바구니에는 주로 말려야 하는 수건 또는 슬리퍼를 넣고 달린다>


<대천해수욕장>




<로컬푸드 1번지 완주의 로컬매장>


<전주한옥마을>





<경기전>






<태조 이성계의 초상화>




<뒷편으로 전동성당이 보인다>



<전동성당>


<풍남문>

[로그 정보]

거리 : 177.53 km

[지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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