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가 도로에 바로 인접해있어서 밤 늦도록 차량소음에 잠들기 어려웠다. 결국 귀마개를 끼고 잤다. 중간에 몇번 깼지만 알람시간에 맞춰 일어날 수 있었다. 이른 아침을 먹고 나갈 채비를 했다. 약하게 비가 내리고 있었다. 떠나는 날까지 비라니. 제주도는 날씨때문에 많이 아쉽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이번에 못 가본 곳들을 가보고 싶다.
오토바이를 숙소 입구까지 가져와서 짐을 실었다. 밤새 이너텐트와 그라운드시트를 말릴 수 있었다.
오전 6시까지는 제주여객터미널 6번 부두에 도착해야 했다. 제주도에 들어올 때와는 다르게, 배에 승선하는 절차가 복잡했는데, 오토바이를 배에 싣고나서 객실에 올라가는게 아니고 셔틀버스를 타고 여객터미널에 가서 수속을 밟고 난 후에 배에 오를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신분증과 티켓 확인을 각각 3번이나 했다. 뿐 만 아니라 차량 승선 시, 트렁크를 열어보고 일일이 확인했다.
머리에 쓴 모자가 날아갈 정도로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어제에 이어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상태. 어쨌든 운항을 한다니 나로서는 다행이다. 배에 오르자, 3등실 칸에 들어가 누웠다. 피곤하기도 했고 배가 심하게 흔들려 자칫 배멀미를 할까봐서. 힘든 3시간을 버티고 완도에 도착했다. 흐리긴 했지만 비는 오지 않았다. 하지만 바람은 여전했다. 지난번처럼 오토바이 중심을 잡기 힘들 정도였다.
특히 섬과 섬을 연결하는 신지대교와 장보고대교를 지날 때는 조마조마했다.
지난 번에 들렀던 강진의 로컬푸드매장에서 양파와 고추를 샀다. 엔지오일을 교체하러 근처 오토바이센터에 들렀는데, 사장님이 출장이라 하지 못했다. 순천가서 해야지.
보성 녹차밭으로 향했다. 미디어에서는 많이 봤는데 그동안 오지 못했다. 때마침 날씨가 개어서 푸른 차밭과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자아냈다. 녹차밭 뿐만아니라 다른 나무들 숲도 있었다. 특히 대나무숲이 인상적이었다. 론리에 소개된 곳인만큼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주 보였다.
둘러보고 나올 때쯤 오늘 묵기로한 숙소에서 문자가 왔다. 만실이어서 예약을 취소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선뜻 이해가 가지는 않았지만 취소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 조건으로 수락했다. 근처의 숙소와 야영장을 검색했다. 그리고 가장 가까운 제암산 자연휴양림으로 결정했다.
20여분을 달려서 도착한 휴양림은 야영장 사용료 외에도 입장료와 주차비를 별도로 받았다. 지금껏 이용한 아영장 중에 가장 비쌌다. 시설은 그닥 좋지 않았음에도 말이다. 제대로 알아보고 올 걸.
저녁을 먹고 커피를 한 잔 하려는데 엄청난 모기떼가 달려들었다. 모기향을 비웃기라도 하듯 긴 파자마를 입었음에도 여지없었다. 산 모기는 확실히 다르다. 내일 당장 뿌리는 모기약을 사야지.
<이번에는 밧줄을 바퀴에 묶었다>
<제주 국제여객선터미널>
<해외로 나가는게 아님에도 면세점을 통과했다>
<3등실 칸>
<추억의 게임들>
<완도항 도착>
<가장 좋았던 대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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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 212.26 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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