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가장 많은 야영객들과 함깨 하루밤을 보냈다. 북적북적할 때의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 아침에 약간의 비예보가 있었지만 오지 않았고, 평소보다 조금 일찍 체크아웃을 했다. 거제도를 돌아나가기 전에 가볼만한 곳들을 정했다.
바람의 언덕, 학동몽돌해변, 매미성
바람의 언덕
이름이 그러하듯 유난히 바람이 많이 불었다(날씨 탓 일수도?) 언덕 위의 풍차가 조금 생뚱맞기는 했지만. 어쨌든 이름처럼 바람이 많이 분다는 것만은 사실이었다.
학동몽돌해변
사실 이곳 말고도 전국의 몽돌해변은 많다. 바닷물이 들어왔다가 빠져나갈 때, 특유의 돌 굴러가는 소리가 나는데 듣기 좋았다. 사람들이 돌을 기념으로 가져가는지 가져가지말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다.
매미성
왜 '매미' 일까 궁금했다. 몇 년전에 태풍 '매미'로 인해서 엄청한 피해를 입은 한 사람이 똑같은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 해안에 손수 돌로 성을 쌓기 시작한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 완성된 것은 아니고 현재도 짓고 있는 중이었다. 도착했을 때, 한 켠에서 한 사람이 작업을 하고 있었고 옆에는 '말 시키지 말 것' 이라는 표지판이 놓여 있었다.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게 얼마나 대단한지 눈으로 확인한 순간이었다. 이 걸 만든 사람은 전문적인 건축지식이 있는 사람은 아닐 것이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중장비를 사용해서 콘크리트로 단기간에 방파제를 만들지 않았을까? 단지 같은 피해는 막아야겠다는 일념으로 돌을 하나씩 쌓아올렸을 것이다. 성은 성인데, 지금껏 보아온 성들과는 형식이 다른, 오직 하나뿐인 성이었다. 언제 완성될지는 모르지만,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된다.
이후 거제를 빠져나와 통영으로 방향을 잡았다. 통영이 여행지로서 많이 뜬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검색해보니 막상 가볼만한 곳이 '동피랑' 벽화마을 정도였다. 지금은 지자체마다 벽화골목 하나씩은 있지만,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가장 처음 시도한 원조라는데 있다. 막상 본 동피랑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너무 기대를 해서일까? 아쉬운 생각마저 들었다. 통영을 떠나기 전, 엔진오일을 교체하려고 보니, 일요일이라 센터들이 문을 닫았다.
숙소가 있는 진주로 향했다. 체크인 시간이 오후 6시라, 가볼만한 곳을 찾다가 진주성을 발견했다. 지금껏 몇 군데 성을 가봤지만 이곳이 가장 좋은 박물관을 가지고 있었다. 입장료가 2000원 인데, 그린카드로 50% 할인을 받았다. 이번에도 성곽을 따라 둘레를 한바퀴 돌았다. 그리고 중앙에 있던 박물관에 들어갔다. 별 기대없이 들어갔는데, 놀랄정도로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었다.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 그리거나 만들며 체험할 수 있는 공간들을 잘 꾸며 놓았다. 김시민 장군의 진주대첩과 임진왜란의 역사를 연대기 순으로 영상들을 활용해서 이해하기 쉽게 만들었다.
ps. 연료통이 말썽이다. 기름이 새는 것은 물론이고, 연료 주입구에 따를 때에도 샌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할까?
ps2. 며칠 전부터 스로틀을 잡고나서 놓으면 '찌익' 하는 소리와 함께 오토바이가 덜컹한다. 무슨 문제일까?
ps3. 문득 거제도는 다른 섬들과는 달리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적인(?) 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람의 언덕>
<학동 몽돌해변>
<묵묵히 작업 중이던 한 사람. 말을 걸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진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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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 157.8 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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