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새 모기때문에 몇 차례 깼다. 숙소에 모기가 있을 줄이야. 지리산에 들어가기 전에 부식과 엔진오일, 휘발유를 준비해야 했다. 다른 것들은 별 문제가 없었는데, 엔진오일이 문제였다.
오전 11시가 넘었음에도 문을 연 오토바이센터를 찾기 어려웠다. 물어물어 대림 오토바이센터를 찾았다.
사장님은 엔진오일 뿐만아니라, 전체적으로 점검을 해주셨다. 이 과정에서 특히 최근들어 발생한 스로틀을 놓을 때마다 덜컹거리는 문제의 원인이 체인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체인이 늘어나면서 스프라켓에 제대로 물리지 않아 발생한 것 인데, 장력 조절나사를 조여주니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또한 공기압도 기준보다 낮다고 했다. 문제들이 해결되고 나니, 답답했던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
지리산에 간다고 하니, 본인이 직접 다녀온 코스를 추천해주셨다. '대원사' 라는 절을 갔다가 산청으로 해서 남원, 구례를 거쳐 하동으로 돌아오는 루트. 어차피 시간도 여유가 있어서 뱀사골 야영장으로 바로 가지 않고, '대원사'로 향했다.
지리산에 가까워올수록 꼬불꼬불한 8자 도로가 이어졌다. 대원사에 이르자 맑은 물이 내려오는 계곡이 보였다. 사찰을 한번 둘러보고는 길을 따라 쭉 올라갔다. 오르막 경사가 상당히 높은 1차선 길이 이어졌다. 마을이라고는 했지만, 대부분 식당이나 숙박업소가 모여있는 곳들이었다.
유평마을까지 올라갔다. 고도는 잘 모르겠지만 꽤나 높이 올라온 것 같다. 이런 깨끗한 환경에서 사는 이곳 사람들이 부러우면 서도 한편으로는 무척 불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나 눈이 많이 올때는 특히.
야영장에 가기 전, 산청 읍내에서 부식을 샀다. 군 단위지만, 지금껏 가본 소재지 중에 가장 규모가 작은 것 같다. 읍내가 꽤나 조용했다. 야영장에 도착하니 30개의 사이트 중에 나를 포함한 3곳만 텐트가 쳐져 있었다. 평일이라 그런가?
체크인을 하면서 '이곳 뱀사골에서 노고단까지 걸어서 하루 만에 갈 수 있나요?' 라고 물었다. 놀랍게도 가보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가능할 거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지도앱 상으로는 편도로만 16km 가 넘는다. 한라산 성판악 코스가 편도 10km 정도였다. 난이도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다.
ps. 기름통이 계속해서 말썽이다. 결국 기름통에는 기름만 넣고 옮겨 담을 때 사용할 수동 펌프 호스를 따로 구입했다.
[로그 정보]
거리 : 134.15 km
[지도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