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은 이전과는 다르게 추위를 느꼈다. 아무래도 산속이고 계곡 옆이라 더 그런 것 같다. 일어나서 관광안내소가 열기를 기다렸다. 9시 무렵,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어제와 똑같이 물었다.
'여기서 노고단까지 하루 만에 왕복이 가능한가요?'
지금 시간이면 불가능하다고 했다. 아주 일찍 출발해야만 가능하다고. 그러면서 약 9km 거리의 화개재까지 다녀오는 걸 추천했다. 만일 시간이 된다면 삼도봉까지 가는 것도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곳부터 2km 떨어진 마지막 화장실 이후로는 별도의 화장실이 없고, 식수 또한 없다고 했다.
곡물과자와 물을 가방에 담고서 출발했다. 뱀사골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길은 정말 장관이었다. 바닥까지 보이는 투명한 계곡물, 자동으로 탄성이 나왔다. 연신 사진을 찍었다.
왜 뱀사골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인지, 계곡마다 이름과 설명을 적은 표지판들이 유용했다. 500m 고도에서 시작한 산행은 1500m 삼도봉까지 이어졌다. 편도 약 4시간 가량 걸린 것 같다. 체감상으로 한라산 성판악보다는 난이도가 있었다.
올라갈수록 돌이 깔린 길들이 많았다. 삼로봉은 전북, 전남, 경남의 경계가 있는 장소라서 이름이 붙여졌다. 정상에 가니 삼각뿔 모양의 표지석이 있었다.
봉우리 정상에서 바라다보이는 지리산의 이어진 능선들, 그 위에 드리워진 구름들, 산아래로 꽉 채워진 녹음이 우거진 숲들.
'이래서 사람들이 지리산 지리산 하는구나'
지리산이 해발고도는 그리 높지 않지만, 산의 능선들이 이어진 면적은 꽤나 길고 깊다. 평일이라 그런지 산행도중에 마주치는 사람들은 다섯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다. 내려오는 길에 와운마을에 들러 천년이 되었다는 소나무를 봤다. 이 마을 역시 어제 가본 대원사 안쪽의 마을과 비슷했다. 펜션과 식당들.
여기서는 계곡물을 호스를 통해 집집마다 끌어서 사용한다. 이곳 역시 경사도가 꽤나 높아서 차량을 이용하더라도 불편할 것 같다.
ps. 여지껏 이곳(뱀사골야영장)에서 모기를 보지 못했다. 여기는 왜 모기가 없을까? 미스터리다.
ps2. 내일은 노고단에 오르기 위해 사전에 탐방예약을 했다.
ps3. 앞으로의 지리산 일정을 짜고 있는데, 대부분의 야영장들이 뱀사골과 가까운 곳에 몰려 있다. 그나마 '백무동' 야영장이 있었는데, 10월 말까지 공사라 이용이 불가능했다. 곳곳에 있는 대피소를 이용하지 않고서는 지리산 곳곳을 하루 안에 돌아보기에는 역부족이다. 하루나 이틀정도 산행보다는 오토바이로 곳곳을 돌아볼 참이다.
<화개재까지는 약 9km 거리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길이 폐쇠되어 차도로 올라가야 했다>
<화개재에서 바라본 지리산 능선>
<삼도봉에 있는 조형물, 전라북도/전라남도/경상북도로 나뉘어져있다>
<삼도봉에서 바라본 지리산 능선>
<와운마을의 천년송>
[로그 정보]
거리 : 19.5 km
[지도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