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첫날. 구름 한점없는 날씨다. 안동을 거쳐 도산서원 둘러보고 봉화에 있는 청옥산 자연휴양림에 가는 일정이다.

안동 시내에 가니 엄청나게 커다란 문구가 보였다.

'대한민국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

'정신문화'라는 단어에 눈이 갔다. 정신문화가 대체 뭔가?
사실 도산서원을 가기로 한건 순전히 여행서적 때문이었다. 도산서원하면 떠오르는게, 거의 없기 때문이다. 천원짜리 지폐에 그려진 분이 만든 서당이라는 것 정도. 도착하니 오토바이도 주차비를 받는다. 처음에는 차량과 동일하게 2000원이라고 했다가 내가 오토바이인데 왜 동일하냐고 하니 1000원이란다.

입장료가 1500원이었으니, 보통의 경우 주차료가 더 비싼 것이다. 도산서원을 다 둘러보는데 한 시간이면 충분했으니 주차비가 과도하게 비싼 감이 있었다.

이율곡은 후학양성을 위해 이곳을 지었다. 그가 살아 생전에 지은 것보다도 사후에 지어진 건물이 더 많았다. 학생들을 가르쳤던 곳, 기숙사에 해당하는 숙소, 관리실, 학업정진을 위해 'ㄷ', 'ㅁ' 자로 집을 지은 점이 흥미로웠다. 서당안에서 관광객들을 위해 뭔가 체험 프로그램 같은 걸 하고 있었는데, 호응이 좋은 것 같지는 않다.

유교라는 것 자체, 이이(이율곡)라는 사람에 대해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단순히 유명한 사람이 만든 서원이라는 것 외에, 왜 유명하게 되었는지 왜 대단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먼저 이뤄져야할 것 같다.

'유교가 종교인가?'

'유교가 뭔가요?' 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나는'제사나 차례 지내는 거요' 라고 할 거 같다. 사원보다는 앞에 있던 아주 오래돼 보이는 소나무가 더 기억에 남았다.

봉화군을 넘자마자 멋진 폭포가 보였다. 최근에 비가 오지 않아 거의 수량이 없다시피 하던데 여기는 비가 온건가? 아니면 인공으로 물을 끌어 올린 것일까?

휴양림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 면소재지에서 부식을 샀다. 이틀 동안 머물 예정이라 충분히 구입하려고 했지만 그러기엔 너무 비쌌다. 3일간의 연휴 기간임에도 빈 자리가 있던 이 야영장은 일명 '불편한 야영장(제 5 야영장)'으로 불린다. 주차장에서 산길 오르막을 걸어올라서 짐을 옮겨야 하고, 취사장과 샤워장도 거리가 좀 떨어져 있다. 전기 사용도 안되고. 괜히 자리가 남아있는 게 아니다.

도착해서 실제 보기전까지 걱정을 좀 했는데, 나로서는 전혀 불편하지 않은 야영장이다. 다만 데크가 좀 작아서 텐트의 한쪽 면이 데크를 넘어갔다. 1인용 텐트가 이정도니 이보다 큰 것들은 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불편한 야영장'임에도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다.

이곳 야영장을 총 이틀 예약했는 데, 내일은 전기를 사용할 수 있고, 편의시설이 비교적 가까운 제2 야영장으로 옮긴다.

ps. 텐트를 치고 샤워를 하기 위해 비누를 찾았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다. 아침에 분명히 앞 바구니에 실었는데, 아마도 요철을 넘을 때 충격으로 날아간 것 같다. 당장 씻는 것과 설겆이가 문제다.
ps2. 주행을 할 때 항상 휴대폰을 켜놓는데, USB 단자를 꼽아놔도 충전은 커녕 방전이 된다. 혹시 데이터를 끄면 전력소모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했지만, 별반 차이가 없었다. 보조배터리에 꼽아도 동일한 증상인 걸 보면 전압, 전류 문제는 아니다. 아마도 휴대폰 배터리 문제이지 않을까?
ps3. 내일부터 2 ~ 3일간 비예보가 있다. 아주 적게 오기를 바랄 뿐이다.



<도산서원 들어가는 길>









<도산서원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소나무>


<봉화군 초입의 폭포>

<불편한 야영장에 가기위해서는 모든 짐을 짊어져야 한다>

[로그 정보]

거리 : 177.07 km

[지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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