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에 오르기 위해서는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인원수를 조정해서 자연을 보호하려는 목적이라고 한다. 2가지 코스가 있는데, 성판악 그리고 관음사 루트다. 홈페이지의 설명에 따르면, 성판악 코스가 조금더 긴 대신 수월하다. 반대로 관음사 코스는 짧지만 난이도가 있다. 선택하기가 어려워서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으로 결정했다. 예약인원을 보니 성판악이 2배 이상 더 많았다. 성판악 당첨!

등반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데, 가장 이른 오전 5:00 ~ 8:00 로 했다.
관련 후기를 보니 주차장이 협소해서 일찍가지 않으면 세워둘 곳이 없다고. 6시에 갔는데 만차라서 돌아왔다는 얘기 등등 주차장 관련 내용이 많았다.
거리는 숙소에서 대략 20km 인데 최대 1시간 정도를 잡고 새벽 4시에 출발했다. 새벽 2시 반에 눈이 떠졌는데, 옆방의 소음으로 인해 뒤척이다가 3시 반에 일어나 준비를 했다. 새벽이라 거리는 한산했다. 가까워질수록 고도가 올라가면서 체감기온이 쌀쌀했다. 성판악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4시 반. 이미 몇몇 주차된 차량들이 있었고 아직 공간이 남아있었다. 빈자리에 세우고 나서 주차비를 내려고 하니 무료란다. 그리고 오토바이는 차량 옆에 세우지 말고 풀밭에 세우라고 했다. 이럴줄 알았으면 일찍오는게 아니었는데.

가방에 먹을 거리를 담고서 등반을 시작했다.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시간이라 랜턴이나 휴대폰을 사용해서 나아가야했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성판악 코스는 편도 4.5 시간, 왕복 9시간이 걸린다고 나온다. 실제 한라산 정상에 도착한 시간이 8시 반 정도니, 편도 3시간 가량 걸린 셈이다. 올라가는 도중에 화장실은 두 군데 있고, 매점은 없기 때문에 먹을 것은 미리 준비해가야 한다. 또한 쓰레기통이 별도로 없어서 발생한 쓰레기는 그대로 가져와야 한다.

이틀 전까지 많은 비가 왔음에도 오르는 동안 계곡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제주도는 현무암 기반이기 때문에 비가 오는 즉시 땅속으로 스며들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제주도에 있는 동안 흐르는 강을 보지 못했다. 날씨가 좋아서 맑은 하늘 아래의 백록담을 내려다볼 수 있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했다면, 내려갈 때는 관음사 쪽으로 내려가도 됐지만, 오토바이가 성판악에 주차되어 있는 관계로 올랐던 길을 되돌아 내려와야 했다. 중간에 '사라오름'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어 들렀는데, 꽤나 멋진 풍경이었다. 노루도 몇번이나 목격했다. 주차장에 내려오니 오후 1시 반. 거의 8시간을 걸었다. 새벽부터 준비해 나오느라 지치고 피곤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관음사 야영장에 들러 자리가 있는지 확인했다.
둘러보니 빈자리가 많이 보였다. 사워장 운영을 안 한다는 점이 아쉽지만, 1박에 3000원이라는 가격은 이를 상쇄하고도 남았다. 보통의 야영장과는 달리 인터넷 예약은 안되고 당일 직접와서 예약을 해야 한단다. 정오 무렵부터 체크인을 한다니 내일 시간 맞춰 다시 와야겠다.

어제 못한 엔진오일 교체를 위해 오토바이 센터로 향했다. 지도앱 평점이 가장 높은 곳으로 골랐다. 합성유가 아닌 광유를 7000원에 교체했다.

ps. 오늘도 나혼자 4인용 도미토리 방을 썼다.
ps2. 등반을 하면서 나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다시금 고민하게 됐다. 너무 작은 문제에 매달렸다는 생각이다.
ps3. 제주 시내의 교통체증은 왠만한 대도시 저리가라할 정도로 심각하다.

<오토바이는 무료이며, 풀밭에 세운다>


<게이트에서 QR 코드를 찍으면 입장이 가능하다>

<아직 해가 뜨지 않아, 어둡다>

<올라가면서 찍은 해발고도 표지석. 1200m 가 빠졌다>







<도중에 사라오름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내려오는 길에 들렀다>






<진달래밭 대피소. 정상에 이르기까지 마지막 화장실이 있다>



















<최근에 비가 온 덕에 물이 들어찬 백록담을 볼 수 있었다>

<멀리서봐도 바닥이 비칠 정도로 무척이나 깨끗했다>





<왔던 길을 되돌아 9.4km 를 걸어야 한다>





<긴급 구조를 위한 헬기장이 정상 부근에 있었다>



<정상에서 내려다본 해안. 멀리 섬까지 바라다보인다>






<사라오름 가는 길. 호수가 흘러넘쳐 맨발로 가야했다>






<이름 모를 오름들이 보인다>





<8시간 만에 다시 보는 입구. 반갑다>


<성판악 야영장, 빈자리가 많다>





<해질녘 삼양해수욕장 해변>



[로그 정보]

거리 : 59.06 km

[지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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