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시간보다 2시간가까이 일찍 숙소를 나섰다. 그도 그럴 것이 우즈베키스탄 대사관의 정확한 위치를 모르기 때문이다. 가서 헤멜 경우를 고려하면, 적당한 시간이었다. 숙소에서의 거리는 약 5km. 타지키스탄 대사관보다 조금 가까운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대사관 홈페이지에 나온대로 '옥스퍼드 국제 학교' 건물 앞까지 왔다. 이 근처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학교를 중심으로 한바퀴를 돌면서 우즈베키스탄 표지판이나, 대사관으로 보일만한 건물을 찾았다. 결국 찾지 못했는데, 마침 근처에 있던 호텔에 들어가 물어봤다.

고맙게도 카운터에 있던 직원이 직접 대사관으로 전화를 걸어 위치를 확인해주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옥스퍼드 국제학교 입구 바로 옆 출입문을 통해 들어가야 한다는 것.

다시 학교 쪽으로 가보니, 말대로 출입문이 있고, 경비로 보이는 사람들이 지키고 서있었다. 아무리봐도 우즈베키스탄 대사관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내가 다가가자, 그들은 나에게 기다리라는 제
스쳐를 했다. 그 때가 오전 9시 반 경.

약속시간인 10시까지 기다려보기로 했다. 10시가 되자, 대사관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나와 문을 열어주었다. 그를 따라 걸어들어갔다. 문 안 쪽으로는 골목길과 담장 높은 건물들이 이어졌다.

'이러니, 못 찾을수밖에…'

직원은 '키르키즈어(또는 러시아어)로 적힌 우즈베키스탄 대사관 문에 서서 벨을 눌렀다. 이윽고 문이 열렸고, 비자신청을 하는 사무실이 보였다.

준비해간, LOI 초청장과 우즈베키스탄 현재 여행사에서 보낸 이미지 파일을 출력한 것, 그리고 여권 사본 1장, 사진 1장, 여권을 직원에게 건넸다.

인터넷으로 본 후기글에서는 그자리에서 수수료를 지불하고 10여 분 만에 비자를 받았다고 했었다.
내가 준 준비물을 가지고 어딘가로 사라졌던 직원은 후기대로 10여 분 만에 나타났다. 내가 수수료를 지불하려고 하니, 'NO!' 라며, 종이쪽지를 준다. 받아보니, 은행이름(KICB)이 적혀있다.

'그 은행에 가서 수수료를 내고 다시 오세요. 오후 1시까지 와야 합니다.'

그는 'until' 을 힘주어 말했다.

대사관을 옮기면서 정책이 바뀐 것인가? 그냥 여기서 받으면 서로 편할 것을.

대사관을 나오면서 구글지도 상에 은행이름을 검색했다. 가장 가까운 곳이 여기서 약 3km 정도 떨어진 곳이다.
오후 1시까지 2시간 반정도 남았다. 먼거리는 아니었지만, 부지런히 가야 시간 내에 올 수 있다.

40여분을 걸어 은행에 도착했다. 대사관에서 받은 종이쪽지와 수수료 75달러를 내니, 은행 직원이 여권 사본을 달라고 했다.

그렇게 무사히 납부를 마치고, 영수증을 받아들었다. 다시 대사관을 향해 출발.

처음 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출입문 앞에서 기다리다가 일정시간이 되자 대사관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영수증을 직원에게 건네고는 여권을 돌려받았다. 우즈베키스탄 스티커가 붙은 페이지를 펴 보았다. LOI 에 적혀 있는 대로 입국과 출국 날짜가 찍혀 있었다.

이로써, 비쉬켁에서 받아야 할 비자는 모두 받았다. 우즈베키스탄까지는 갈 수 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더이상 구글맵을 보지 않고도 돌아다닐 정도가 되었다. 이틀 간의 비자투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길가다 우연히 본 대학교. Bishkek Humanitarian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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