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9일차 - 거리보다 중요한 것
출발 준비를 하기전, 주인에게 루트에 관해 물었다.
'(휴대폰을 보여주며)구글 지도 상에서 보면 수도인 키시나우까지 두가지 경로가 있는데, 어디가 더 좋은 가요?'
그는 거리가 10여 킬로미터 더 긴 경로를 추천했다. 그쪽 길이 더 좋다고. 그의 말대로 도로 숫자가 M3 이었다. 아마도 고속도로이지 않을까. 일반도로는 R 로 시작하는데. 그에게 고속도로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냐고 물으니 문제 없단다.
'오케이'
그가 추천해준 루트로 가기로 했다. 키시나우까지 대략 180여 킬로미터이니, 이틀은 걸릴 것이다.
주인이 5시간이면 갈 수 있다고 했는데, 그건 자동차 얘기고. ㅋ
숙소를 빠져나오자마자, 비포장에 곳곳에 파인 도로가 나타났다. 어제 국경을 넘어오면서 잠깐 경험했지만, 정말 심한 수준이다.
'아직 이 도시를 벗어나지도 않았는데…'
도시를 벗어나자 급 오르막과 급 내리막 길이 반복되었다. 오르막은 둘째 치더라도, 비포장 도로에서의 내리막은 별로 반갑지 않다. 빠른 속도에서 발생하는 진동이 온몸으로 전해져오기 때문이다. M3 도로가 나오기 전까지 30여 킬로미터 구간은 이런 식이었다.
정오가 지나, 고대하던 M3 도로에 진입했다. 예상대로 아스팔트 도로가 시작되었다.
'이렇게 좋을 수가'
페달링을 조금만 해도 쭉쭉 나가는 느낌이다.
가는 도중에 숙소가 없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면, 비싸기 때문에, 야영을 하기로 결정했다.
오후 4시 무렵, 상점이 있는 마을에서 장을 봤다. 이후 캠핑할 장소를 물색했는데, 들판만 이어졌다. 최소한 나무 몇 그루라도 있어야 했다.
저 멀리 1 열로 줄지어 늘어서 있는 수십여그루의 나무들이 보였다. 밭과 또 다른 밭의 경계를 구분하는 목적으로 심어 놓은 듯 했다.
'여기에라도 쳐야 겠다'
서둘러 텐트를 치고 저녁 준비를 했다. 이렇게 몰도바에서의 첫 야영을 했다.


[로그 정보]
달린 거리 : 93.686 km
누적 거리 : 25172.998 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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