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6일차 - 키시나우에서의 마지막 날

키시나우에서의 마지막 휴식일.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자전거 점검을 했다. 얼마전 브레이크의 장력이 문제가 되서 손을 봤었는데, 확인해보니 뒷 브레이크 쪽도 상태가 안좋다. 장력 볼트를 최대한으로 조이고, 먼지를 제거해주니 괜찮아졌다. 앞으로 주기적으로 이 부분도 확인해야 할 것 같다.

지금까지 고프로를 사용하면서 드는 아쉬움은 다양한 앵글을 찍을 수 없다는 것이다. 모든 짐을 실은 상태에서 고프로 카메라를 달만한 곳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한동안 셀카봉을 핸들에 달아서 찍곤 했지만, 장기적으로 볼때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니었다. 고려할 수 있는 모든 곳에 카메라를 달아보고 찍으면서 영상을 확인했다. 결론은 기존의 위치가 그나마 가장 최상이라는 것.
앞으로도 특별히 좋은 위치는 찾지 못할 것이다.

남은 돈 10.75 레브(락커 키 보증금 50레브를 제외한)로 빵을 사러 슈퍼마켓에 갔다. 가장 저렴한 빵이 2.9 레브다. 현재 1달러에 18.5 레브 정도 하니, 계산해보면 개당 200 원이 체 안되는 가격이다. 빵이 주식인 나라에서는 이런 점이 좋다.

오후에 드디어 산티아고 포스팅을 모두 업로드했다.

PS. 어제 우연히 또다른 한국인 여행자를 만났다. 키시나우에서만 두번째다. 작은 나라임에도불구하고, 꽤 자주 보는 편이다. 그는 숙소를 가격을 알아보기 위해 온 차에 우연히 얘기를 나누게 되었다. 그런데 조금 이상했다. 흔히 여행자들끼리 만나면 이야기하는 그런 얘기가 아니고. 전세계의 외교 상황과 특히 우크라이나와 미국, 러시아의 정치상황에 대해서 얘기했다. 대화는 아니고 일방적으로 듣는 것에 가까웠다. 그가 돌아간 것이 밤 10시 반이 가까이 되서였으니, 대략 4시간 정도는 얘기를 한 것 같다. '왜 나한테 이런 얘기를 하는 거지?' 라는 의문이 여러번 들었고, '여행 중에 참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리고나서 오늘.
어제와 비슷한 시간에 그가 또 숙소에 왔다. '음….'
그가 또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쯤되니, 이상하게 생각되었다. 왜 이러는 걸까. 서둘러 자리를 떴다.


<숙소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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