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카라를 떠나는 날. 그리고 부모님이 한국으로 돌아가시는 날.
다른 날보다 일찍 일어나 짐을 꾸렸다. 기존의 짐에 부모님이 가져오신 물건이 더해져 총 부피는 늘어났지만, 다행히 백팩과 숄더백에 모두 담을 수 있었다.
포카라에서의 마지막 아침식사는 김치 볶음밥과 먹다가 남은 라면스프 국물로 했다. 현지식을 언제 먹었는지 가물가물할 정도로 이곳에 와서는 삼시 세끼 한국식으로 직접 만들어 먹었다.
부모님이 가져오신 고추장 튜브 3개와 소금만 가지고도 여기서 구한 재료들로 지난 9일 동안 맛있는 음식들을 먹을 수 있었다. 엄마의 솜씨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오전 10시에 체크아웃을 했다. 주인아주머니는 '혹시 차후에 네팔에 올 계획이 있는지' 물었다. 그러면서 만일 오게되면, 연락하라며, 명함을 쥐어주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여러모로 air b&b는 잘 한 선택이었다.
아주머니가 불러준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비행기 출발 시간까지 남은 시간은 3시간 남짓.
티켓팅을 하려고 항공사 카운터에 가니, 비행기 출발 시간 1시간 전에 연다고(open) 했다. 오전에는 맑았던 하늘이 정오를 넘어서부터 구름이 끼더니, 비행기 출발 시간이 가까워져오면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부모님은 '비행기가 제대로 뜰 수 있을지' 걱정하셨다.
다행히 우리는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예정시간보다 1시간 정도 지연되긴 했지만.
카트만두에는 오후 3시가 조금 넘어 도착했다. 부모님을 국제선 대기장소에 모셔다 드린 후, 나는 공항 근처의 숙소를 잡기 위해 나섰다. 여러군데를 돌아다녔지만, 타멜의 숙소들보다 가격도 비싸고 시설도 좋지 않았다. 결국 공항으로 다시 돌아왔다. 공항에서 파는 빵과 커피로 점심을 먹고 부모님이 타실 한국행 비행기 티켓팅 시간(오후 6시)까지 의자에 앉아 기다렸다.
6시가 되자 우리는 티켓을 가진 승객만 입장이 가능한 곳 입구까지 갔다.
부모님을 보내드리려는데, 갑자기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이를 애써 참으며, 잘 가시라고 말씀드렸다. 짐을 부치는 곳까지 부모님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
왜 갑자기 눈물을 났을까? 앞으로 한동안 못 뵐 생각을 하니 그런걸까. 잘 모르겠다.
이제 숙소를 잡아야 한다.
아까전에 가본 숙소로 잡을까하다가, 한시간 남짓이면 타멜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숙소 가격이나 그외 모든 조건이 더 좋았기에 공항을 빠져나와 구글지도를 따라 타멜로 걷기 시작했다.
한시간이 조금 넘어 타멜 거리에 도착했고 숙소를 찾는데 조금 애를 먹었지만(아주 좁은 골목길이나, 여러 건물들이 빼곡히 둘러싸인 곳에서는 GPS 오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무사히 체크인 할 수 있었다.
종일 대부분 비행기를 기다리는데 시간을 보냈음에도, 침대에서 나도 모르게 잠이 들어 버렸다.
<공수받은 체인>
<숙소 주인 아주머니와 함께>
<부모님이 떠나시기 전. 말은 안해도 표정에서 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