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카트만두의 기온은 포카라에 비해 낮다. 한 낮의 기온은 27~28도 정도, 아침기온은 16~17도 정도다. 오늘 새벽에는 추워서 잠에서 몇 번이나 깰 정도였다.

오전에는 장을 보러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여행사에 들러 룸비니행 tourist bus 에 대해 알아봤다.

하루에 한번 오전 7시 30분에 new bus park 에서 출발하고, 소요시간은 7시간, 가격은 1000 루피.

PS. 슈퍼에 갔다가, 네팔에서 나름 유명하다는 야크 치즈를 봤다. 여러가지 다양한 제품들이 있었다. 냉장고만 있었다면, 당장 구입했겠지만, 결국 눈요기만 하고 내려 놓아야 했다.

PS2. 네팔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다가, '쿠마리' 라고 하는 살아있는 여신에 대해 우연히 알게 되었다. 여신이라고 하면 아름다운 여성을 떠올리기 쉬운데, 연관검색을 나온 사진들은 모두 10 대 초반의 여자아이였다. 쿠마리의 존재는 네팔의 양대 종교인 불교와 힌두교 간에 분쟁을 막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실 카트만두와 파탄의 사원들을 보면서, 의구심이 들었었다.

'서로 다른 종교들끼리는 싸우고 분쟁이 일어나기 마련인데, 어떻게 하나의 사원에서 힌두교와 불교 양식이 고스란히 녹아들 수 있는 거지?'

쿠마리는 모든 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존재지만, 아무나 될 수는 없다. 되기 위한 조건들을 만족해야 비로소 여신이 될 수 있다 .

- 아버지는 불교 석가모니의 후예인 샤카족 또는 바즈라샤카족이어야 하고, 어머니는 힌두교인이어야 함(바로 이점이 때문에 쿠마리는 불교와 힌두교의 화합의 상징이 된다)
- 쿠마리는 영원히 죽지 않고, 다른 인간의 몸을 빌려 다시 태어난다고 믿기 때문에 자신이 쿠마리라는 것을 증명해내야 한다. 선대 쿠마리가 간직했던 물건이라든가, 갔던 장소 등을 정확히 맞춰야 한다. 이점에서는 티베트의 달라이라마를 선출하는 방법과 동일하다.

이렇게 까다로운 조건들을 만족하더라도, 평생 쿠마리로 살 수는 없다. 몸에서 피가 나는 즉시, 쿠마리에서 내려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대부분 월경을 시작하는 10대 중반이 되면 더이상 쿠마리로 살 수 없는 것이다. 오로지 10대 초반까지의 여자아이만이 쿠마리가 될 수 있다.

네팔에서는 전체 한명의 쿠마리만 있는 것이 아니고, 지역마다, 총 10명에 가까운 쿠마리가 있다고 한다. 그중에서 왕궁이 있는 카트만두, 파탄, 박타푸르의 쿠마리가 유명하다고 한다.

어린 나이에 쿠마리가 되면, 부모와 떨어져 엄격한 규율에 따라 사원에서 살아야 한다. 근래에는 인권침해라는 주장도 있지만, 이 전통은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제야 궁금증이 풀렸다.

PS3. 하루 두 번 손꼽아 기다리는 시간이 있다. 바로 전기가 들어오는 시간이다. 전기가 들어올 때면, 집집마다 아이들의 '와~' 하는 외침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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