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제 못간 다른 나라 사찰들을 구경했다.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세계 평화의 탑'.

같은 이름의 탑을 포카라에서도 봤었다. 이 탑을 설계한 사람은 일본사람이고, 옆에 이사람에 대한 박물관이 있었다. 세계 2차 대전을 일으킨 일본이 불교의 성지라고 하는 이곳에 평화의 탑을 세운 것은 응당 이해가 가면서도, 요즘 일본의 대외적으로 하는 행동들(자신들의 평화헌법을 고쳐 군대를 만들려는 시도)을 보면, 참으로 아이러니한 기분이 들었다.

다음으로는 싱가포르 사찰에 갔다. 사실 간 곳이 싱가포르 사찰인 줄 몰랐다. 입구에 이름을 알리는 어떤 간판도 보이지 않았고, 사원은 개보수 중이었다. 사원은 앞에 앉아 불경을 외던 스님에게 물었다.

“이곳이 어느나라사원인가요?”
“싱가포르 입니다”

구글맵이나 이곳 관광지 맵에도 나와 있지 않은 곳이었다. 그 후 그와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는 손수 사원 곳곳을 다니며 설명을 해주었다.

“혹시 독일 사찰에 가봤나요?”
아뇨. 여기에 독일 사찰이 있나요?
“그럼요. 제가 그쪽에 볼일이 있는데 따라오세요.”

덕분에 그를 따라 독일에서 만들었다는 사찰에 갔다. 기존의 아시아 국가들에서 지은 사찰과 많이 다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는 이곳에 거주 하는 스님들과 자주 왕래가 있었는지, 나를 사원 안에 사택으로 안내했다.
그들에게 나를 소개한 뒤, 차와 간식도 대접받았다. 내가 급구 사양했음에도 소용이 없었다. ㅋ

“독일 사찰이면, 여기 거주하는 분들은 독일 스님들인가요?”
“아뇨 모두 네팔 사람이에요. 여기 말고 프랑스 사찰이 있지만, 거기도 마찬가지죠”

다른 아시아 사찰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전체적으로 사찰이 깔끔하고 관리가 잘 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그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가이드를 해준 싱가포르 스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이후 베트남, 오스트레일리아(유럽에서 지원을 받아 지은), 중국 사원을 들렀다. 이외에도 각종 단체들에서 지은 크고 작은 사원들을 둘러보았다.

마지막 일정으로 룸비니 박물관을 방문했다. 불교의 시작점이자 성지 답게 불교에 관련한 조각이나 건축물들을 전시하고 있는데, 거의 대부분 실물이 아닌 사진이었다. 그리고 실물을 똑같이 만든 복제품이 많았다. 불교의 유물들은 인도에 보관된 것들이 많아, 가져올 수 없어 이를 찍은 사진이나 복사본을 전시하는 것 같다.

PS. 앞으로 가게될 나라들에서는 무슬림이나 이슬람, 기독교, 가톨릭 사원들을 자주 보게될 것이다. 반면에 불교사원들은 보기 힘들어질 것이다. 1년 넘게 여행하는 동안, 가장 많이 본 사원은 단연 불교 사원이었다. 그런 면에서 룸비니에서의 여행은 지금까지의 불교 사원을 총정리하는 의미였다. 불교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이곳에서 마무리라니, 뜻깊다.

PS2. 이곳에서 지내면서 모기에 정말 많이 고생한 것 같다. 이것만 아니라면, 정말 평화롭고 조용한 곳으로 힐링하기에는 정말 좋은 곳이다.


<세계평화의 탑>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 스님들>



<싱가포르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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