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3일
익히 들은 대로, 아침 6시에 에티오피아 대사관에 도착하기 위해 아침 5시 경에 일어나 준비를 했다.
차량으로 붐비던 거리는 한산했고, 기온은 시원했다. 카르툼을 출발할 때도 이때가 나가야겠다.
오전 6시가 조금 넘어 도착한 대사관. 문은 닫혀있고, 4명 정도의 사람이 서있었다. 조금있다가 어떤 사람이 오더니, 종이에 순서대로 이름을 적었다. 나도 5번째로 이름을 적었다.
6시 30분이 되자 대사관의 문이 열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은 많아졌다. 10파운드에 신청양식을 구입했다. 양식을 작성하고 얼마 안되서 아까 이름을 적었던 순서대로 진짜 대사관으로 들어가기위해 줄을 섰다. 특이한 것이 휴대폰의 전원을 끄고 맡기고 들어가야 한다는 것. 가방도 마찬가지. 나올 때 찾기 위해 짐 번호표와 비자신청 번호표를 받았다. 금방 끝날 것만 같은 비자 신청은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나를 빼고 유일한 외국인이었던 자이카에서 일한다는 일본인 3명은 번호가 불리길 기다렸다. 거의 3시간을 기다려 번호가 불리었고, 필요한 서류들을 제출했다.
질문은 간단했다.
'무슨 목적으로 가는지'
'얼마나 머물 건지'
3개월비자를 원한다고 하니' 이유를 물었다.
'1개월로 자전거로 여행한다는 건 너무 짧다. 그래서 3개월을 신청한다.'
수수료는 60 달러였고, 영수증과 교환증을 받았다. 오후 2시에 찾으러 오라고 했다. 그래도 당일 받을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숙소 돌아가는데, 정오 무렵의 강렬한 햇볕에 머리가 띵해졌다. 어떻게 이날씨에 자전거를 탔지?
숙소에서 쉬다가 시간 맞춰 대사관으로 갔다. 비자 스티커가 붙여진 여권을 돌려받았다. 드디어 성공.
미션을 완수를 기념하는 의미로 인도 식당에 들러 오랜만에 닭 볶음밥과 커리를 주문했다. 인도를 떠나온 뒤 이게 얼마만인가?
구글맵을 뒤져봤음에도 카르툼에 그 흔한 중국 식당이 없다. 전체적으로 몸이 좋지 않다. 더위를 먹은 걸까.
ps. 비자 신청할 때 바로 옆에 앉았던 일본사람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다. 약 2년 동안 이곳에 머물면서 이곳의 아이들에게 교육봉사를 한다고 했다. 현재 40 여명의 인원이 상주하고 있고.
1년에 20일의 휴가가 주어지는데, 그중 10일을 에티오피아 여행을 하기로 했다고.
왜 수단을 선택했냐고 물으니, 크게 대륙만 선택하고 이후 각 나라는 랜덤이란다.
ps2. 아프리카 자전거여행자들이 모인 whatsapp 그룹채팅에 알코(에탄올)을 구입할 수 있는지 여부를 물었다. 내가 원하는 대답은 나오지 않았지만, 보츠와나나 나미비아에서는 음식을 구하기가 녹록치 않다는 그래서 버너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왔다. 내일 근처 약국에서 구해보고 안되면, 어쩔 수 없이 가솔린을 사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