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 에서 알려주는 직선 거리는 믿을게 못된다.
오늘의 목적지까지 70 여 킬로미터라고 했었는데 결국 110 여 킬로미터를 달려 목적지에 도착했다.
해안도로라고 해서 만만히 봤다가 큰코 다친 하루였다.
먼저 가이드 북에 나온 치싱탄에 들렀다. 북두칠성이 가장 잘 보이는 바다라고 하는데 밤에 가보지 않아 확인하지는 못했다. 겨울임에도 몇몇 사람들이 바다를 거닐고 있었다. 해안 바로 옆에 공군기지가 있어 수시로 전투기들이 뜨고 내렸다. 그때마다 귀가 아플 정도의 소음이 발생하곤 했는데 아름다운 바다와 어울리지 않는 옥의 티였다.
<북두칠성이 가장 잘 보이는 바다, 치싱탄>
오늘도 9번 도로를 따라 북진했다. 해안과 인접한 도로만 달렸다면 오늘처럼 라이딩의 1/3 을 끌바로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해안은 대부분 절벽이기 때문에 이를 지나가기 위해서는 이를 올라가서 넘어가거나 터널을 통과해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터널 앞에는 자전거 출입금지 표지판이 보였다. 하지만 지금의 9번 국도가 아니면 북쪽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실제 몇몇 가이드 책이나 웹사이트에서도 이 터널 구간에 대해 지나간 자전거 여행자들의 내용이 있었다.
<자전거 출입금지 표지판이 있었지만 다른 방도가 없었다>
<푸른바다가 업힐 구간을 잠시나마 잊게했다>
최대한 차가 오지 않을 때를 기다려 터널을 통과했다. 한 터널에서는 반대편 차선에서 오는 외국인 커플 라이더를 보기도 했다. 이러한 터널을 오늘만 10 곳 넘게 지났다. 터널 이후에는 어김없이 산을 넘기위한 업힐이 기다리고 있었다.
갓길도 거의 없는 데다가, 대형 짐 트럭이 수시로 다니는 터라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더구나 트럭이 지나간 후에 남는 매케한 매연 때문에 목이 아플 정도였다.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산 2개를 넘고 나서야 Yulie City 에 진입할 수 있었다.
PS. 이번 여행을 통해 다운힐에서 커브 스킬은 놀라울 정도로 향상되었음을 느낀다. 또한 600 ~ 700 미터의 산들은 가볍게 끌바(?)로 넘을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모두 매일마다 대만 사람들이 나에게 외쳐준 '짜이요' 의 힘이 아닐까 싶다.
PS2. 오후 8시 쯤에 대만 여행자가 내가 있는 도미토리 룸에 들어왔다. 그도 회사를 그만두고 여행 중이라고 했는데, 다음 주에는 호주에 간다고 했다. 말은 잘 통하지 않았지만, 그의 마음을 십분 이해할 수 있었다.
PS3. Yulie City 에 진입하자마자 자이언트 샵이 보였다. 혹시라도 비비 공구가 있지 않을까 싶어 물어봤다. 역시나 공구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비슷하게 생긴 랜치로 조여주었다. 또다시 풀릴지는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걱정없이 달릴 수 있을 것 같다.
[로그 정보]
거리 : 112.55 km
시간 : 10시간 15분 34초 (2012-03-07 20:22:51 ~ 2012-03-08 19:03:22)
평균 속도 : 10.97 km/h
[지도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