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터 이번 여행 3대 방문지 중 하나인 Sun Moon Lake(르웨탄)를 어떻게 갈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었다.
거리는 불과 30 여 킬로미터 밖에 안되지만 고도차가 700 미터나 넘게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막상 도착해서도 라이딩을 해야 하는 점을 고려하여 버스를 타고가기로 했다.
여행 전에 인터넷과 가이드 책을 찾아봤지만 버스를 타는 곳에 대한 언급은 어디도 없었다. 숙소 주인에게 물어봤더니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연휴를 맞이하여 꽤 많은 사람들이 버스 정류장에 모여 있었다.
왕복 티켓을 끊고 버스를 기다렸다.
오늘은 비가 오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버스가 출발하기가 무섭게 비가 내렸다.
도착지에 가까워질수록 주변이 산들로 둘러싸였고, 고도도 높아졌다.
버스는 구족문화촌을 먼저 들리고 나서, 르웨탄으로 갔다. 버스에서 틀어주는 대만 영화를 보며 지루하지 않게 올 수 있었다. 전혀 대사를 알아듣지 못하는데도 영화의 내용을 거의 이해할 수 있었다. We are the world 다.
도착해서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GPS 에 웨이포인트를 찍어놓았다(나중에 버스탈 때를 대비해서).
<산위의 호수, 르웨탄>
<곳곳에 자전거를 대여해 주는 곳이 있어 자전거 탄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유난히 낚시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각자 저마다의 방법으로 소원을 빈다>
<Longfeng Temple>
가이드 북에도 나와 있듯이 호수 주변을 자전거로 도는 사람들이 꽤 보였다. 오랜 만에 자전거 탄 사람들을 보니 반갑기도 했다.
마주치는 사람들마다 '짜이요' 를 외쳐주었다. 나중에는 내가 먼저 '짜이요' 를 외치게 되었다.
호수를 도는 방향이 딱히 있진 않지만, 호수를 가까이서 끼고 도는 것이 구경하기에 좋아서 대개 시계 방향으로 돈다. 하지만 나는 이점을 모르고 반시계 방향으로 돌았다.
반시계 방향이 좋은 점도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쪽(시계 방향)으로만 몰려서 내가 가는 반대편 차선은 한산했다. 덕분에 느긋하게 달릴 수 있었다.
호수 주변마다 쉴 곳을 마련해두고 자전거 표지판을 어디에서나 보이도록 비치해둔 점이 좋았다.
<관광객을 실은 배는 부지런히 호수 위를 오간다>
<장비를 대여해주기 때문에 수상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캠핑장도 있다>
<가다보면 정글(?)같은 숲길도 만나게 된다>
<호수 위에 떠있는 작은 섬, Lalu Island>
단순하게 르웨탄 주위를 그냥 자전거를 타고 도는 것이 아니다. 길 중간 중간에는 사원, 댐 등이 있어 들러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TV 에서 보던 대만 사람들이 사원에서 제를 올리는 모습을 실제로 볼 수 있었다.
일주하면서 가본 사원이 4개는 넘는 것 같다. 원우먀오 사원에서 직접 대만 사람들 처럼 향초에 불을 붙이고 소원을 빌었다. 또한 옆에 소원을 적는 엽서가 있어 직접 적어보기도 했다.
약 3시간 넘게 르웨탄을 돌았는데, 정말 다행인 것은 하늘은 흐렸지만 비가 오지 않았다는 거다.
<어딜가도 사원은 사람들로 붐볐다, Syuanguang Temple>
<인증사진을 찍기위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다>
<원우먀오 앞 계단,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총 365 개의 계단으로 이뤄져있다>
<원우먀오>
<청룡언월도를 들고 있는 관우>
<사람들의 소원을 담은 소원문들>
<외부 만큼이나 내부도 완전 화려하다>
<절 차례상에 프링글스가 올라가 있다>
처음 버스를 내렸던 곳에 도착해서 버스를 기다렸다. 올때 탔던 버스 이름은 인우(仁友) 였다. 관광안내소에 물어보니, 4시에 버스가 온다고 했다. 4시가 거의 다 될 무렵 정류장에 버스가 한대 도착했다. 그런데 그 버스 이름은 인유(仁有) 였다.
다른 버스이겠지 싶어 그 버스를 보내버렸다. 하지만 이후 그 버스가 내가 타야했던 버스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 한시간을 더 기다려 인유(!) 버스를 탔다.
<르웨탄 버스 정류장 옆에 있는 자이언트 자전거 대여소>
타이충에 도착해서 어제 묵었던 Fun chun 호텔에 다시 묵었다. 이틀 연속 숙박을 해서 그런지 숙박료를 싸게 주었다.
씻고나서 저녁을 먹기위해 거리로 나갔다.
현지 음식점을 꺼리게 되는 이유는 일단 메뉴에 아는 음식이 없기 때문이다. 최소한 그림이라도 있으면 대충이라도 시킬텐데.
안전한 맥도날드나 편의점을 갈까하다가 대만 음식점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만만한(?) 음식점에 들어가 메뉴판에 아는 한자가 있는 것으로 주문을 했다.
牛肉烏龍麵 을 손으로 가리켰는데, 사장님이 Beef Noodle 이라고 말씀해주셨다. 맛을 뭐라 말로 형용하기 힘들지만, 맛있었다. 나오면서 '헌하오츠' 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어주었다.
사장님은 처음 일본 사람이냐고 물어보더니, 아니라고 하니 한국사람이냐고 했다. '내가 일본 사람 처럼 생겼나'
Beef Noodle 에 용기를 얻고 또 다른 거리 음식에 도전했다. 길거리에 있는 노점상에서 각종 튀김과 치킨을 사먹었다. 이 역시 뭔가 표현하기 힘든 향이 있긴 했지만 맛있었다.
이제 왠만한 음식은 다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로그 정보]
거리 : 166.22 km
시간 : 8시간 17분 24초 (2012-02-25 10:10:49 ~ 2012-02-25 19:41:29)
평균 속도 : 20.05 km/h
[지도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