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무르갑(Murghab)에서 일년에 한번 있다는 페스티벌이 오늘과 내일 열린다는 얘기를 들었다. 기마민족의 후예 답게 말을 타고 벌이는 축제란다.
원래 일정대로라면 알리추(Alichur)로 바로 가야하지만, 시기와 경로를 맞추기 어려운 자전거여행의 특성 상, 이런 기회는 흔치 않기 때문에 축제를 보고 가기로 했다.
가이드북에 따르면 무르갑 중심에서 남서쪽으로 5k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열린다고 했는데, 정확한 위치가 나와 있진 않았다. 리셉션에 물어보니 대략 오전 9~10시부터 시작하고 장소는 한 눈에 알 수 있을 거라고 했다. 아침을 먹고 짐을 싸서 9시 무렵 숙소를 나왔다. 대략 방향만 잡고 출발했는데. 마을 사람들이 어딘가로 향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들에게 물어보니 축제 구경을 가는 거란다. 오케이.
그들을 따라서 언덕으로 올라갔다.
널찍한 평원이 펼쳐졌고 구경온 차량들,
구경하러 온 사람들,
그리고 이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기위해 온 상인들이 보였다. 그리고 무대로 보이는 곳에서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자 점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숙소에서 봤던 외국인들은 모두 이곳에 온 듯 했다. 현지인들 못지않게 관광객들이 많았다.
한 켠에서는 행사에 사용할 말들이 보였고, 심사관(?)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말의 이곳저곳을 살피고는 종이에 뭔가를 적었다.
오전 10시가 되자 공식적인 행사가 시작했다. 높은 사람으로 보이는 남성이 연설을 했고 가끔씩 사람들이 박수를 쳤다.
전통복장을 한 청년들이 경기장에 나왔다. 규칙은 이랬다.
남녀가 제비뽑기를 통해 서로의 상대를 정하고, 한명씩 나와서 출발선에서 말을 타고 출발한다. 이때 여자가 먼저 출발하고 남자가 조금 뒤에 출발한다. 남자는 여자가 결승선을 통과하기 전까지 여자를 따라잡아야 한다. 경기가 끝나면, 이번에는 반대로 남자가 먼저 출발하고 여자가 뒤늦게 출발해서 따라잡아야 한다.
경기 도중 말이 엉뚱한 방향으로 가거나 말에서 떨어지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이런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엠블런스도 있었다. 경기 장면을 찍으려는데 너무도 빨라 제대로 찍지 못했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봤다.
오후 1시가 넘어 알리추로 향했고, 무르갑을 벗어나자마자 검문소가 보였다. 여권과 비자 본사본을 요구했다. 4100m 까지 오르막이 계속되었다. 오쉬에서부터 만난 앤디 커플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다.
오후 6시 무렵 텐트를 치기 위해 물이 있는 곳을 찾아 봤지만 도무지 보이질 않는다. 반대편에서 오는 자전거 여행자들에게 물어봐도 잘 모르거나, 25km 나 떨어진 거리에 있단다. 결국 물이 없는 곳에 텐트를 쳤다. 가진 물로는 저녁과 내일 아침 커피 한잔씩 먹으면 딱 될 양이다.
ps. 오후에 만난 자전거 여행자들은 모두 와칸벨리(Wakhan valley)를 지나온 이들이었다. 그들의 말에 따르면, 지금의 (나와 만났던)포장도로가 천국이라고 까지 얘기했다. 워낙 와칸밸리의 길 상태에 대한 애기는 많이 들어서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길래?'
<물을 길어나르는 일은 대부분 여성들이 한다>
<마을의 맞은편 골자기에 있는 그곳>
<공동묘지다>
<무르갑을 떠나기 전. 어떻게 이런 곳에 마을이 생겼을까 궁금하다>
<축제가 벌어지는 장소에는 일찍부터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전통복장을 한 여성들. 축제에 참가하는 이들이다>
<축제에 참가할 말을 검사하고 있다>
<심사관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뭔가를 적고 있다>
<참가하기 위해서는 나름의 기준을 통과해야 하는 것 같다>
<대기 중인 엠블런스>
<축제가 시작되고, 연설 중인 관계자들>
<여성 참가자들>
<결승점>
<잡았다!>
<즉석해서 시장이 열렸다>
<알리추(Alichur)로 가는 길>
<검문소. 여권과 비자 복사본을 요구했다>
<물을 길어오는 일은 하루의 중요한 일과다>
[로그 정보]
달린 거리 : 62.176 km
누적 거리 : 17199.706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