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거리 상으로 봤을 때, 그제 만난 여행자들이 말한 포장도로가 시작된다는 날이 바로 오늘이다.
내리막 산길을 따라가니 검문소(border control) 가 있었다. 이곳을 지나고나서부터 거짓말처럼 포장도로가 이어져 있었다. 감격에 겨워 인증샷도 찍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얼마못가 비포장도로가 시작되었고, 아주 가끔씩 포장도로가 나왔다. 비율로 치자면 20 대 80 정도.
체감상으로는 지금까지 달렸던 비포장 도로보다도 더 힘들게 느껴졌다. 오르막 내리막이 계속해서 이어졌고, 오가는 차량이 전에 비해 5배 이상은 많았다. 차가 한번 지나갈 때마다, 일으키는 먼지와 매연은 참기 어려웠다.
오늘도 대부분을 끌바로 하고는 오후 4시가 넘어 텐트 칠 곳을 물색했다.
달린 거리는 55km. 두샨베까지 남은 거리는 두 자릿수로 줄었다. 약 94km. 내일도 이런 식의 길이라면 예상보다 도착이 늦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PS. 점심은 오랜만에 식당에서 먹었다. 먹고 싶던 사모사와 레그만이 없어 주인아저씨가 추천한 것을 먹었는데, 맛과 비주얼이 닭볶음탕과 같았다. 닭대신 양고기와 뼈다귀가 들어갔는데, 어찌나 똑같던지. 문득 어머니가 해주신 닭볶음탕이 먹고 싶어졌다. 이것과 함께 빵, 티(차이)가 나왔다. 차에 각설탕을 넣어 마신다는 점이 특히했다.
PS2. 산길을 달리고 있는데, 멀리 수많은 트럭이 오고가는 공사현장이 보였다. 뭔가를 짓고 있는 모양인데, 마치 산업단지 같아 보였다. 산을 깎아 만들고 있었는데. 문득 '아무리 최신 시설의 단지를 만들어도, 이곳까지 올 도로가 이모양이면 무용지물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PS3. 여행을 하다보니, 여러나라 사람으로 오해를 받는 일이 잦다. 왓칸밸리에서는 일본인인지 일본 여행자로부터 질문을 받았고, 타지키스탄 사람으로부터 몽골 사람이 아니냐는 얘기를 들었다.
<멀리 포장된 도로가 보인다>
[로그 정보]
달린 거리 : 55.827 km
누적 거리 : 18045.403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