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부식을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마을인 알리추(Alichor)에 도착한 시간은 정오무렵.
지금껏 만난 여행자들로부터 상점이 있다는 얘기는 들었기 때문에 별 걱정은 하지 않았다. 지난 카라콜에서의 경험을 떠올려 담벼락의 'M' 자를 찾아 다녔다.
친절하게도, 이곳의 상점에는 보면 누구나 알 수 있을만한 사진 간판이 붙어있었다. 하지만 문이 잠겨있었다. 두번째로 찾아간 상점 역시 마찬가지로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다.
길가던 마을 주민의 도움으로 연락이 닿았고, 얼마 뒤 주인이 왔다. 저번 카라콜에서도 그랬는데, 손님이 거의 없다보니 평소에는 문을 잠그고 있다가 손님이 올 때만 문을 여는 것 같다.
다음 (상점이 있는)마을인 랑가르(Langar)까지는 2 ~ 3일 후에나 도착할 것이다. 그때까지 먹을 부식을 사서 앞 뒤 패니어에 나눠 실었다. 전보다 자전거는 무거워졌지만, 마음은 가벼워졌다.
출발하고 얼마 안 있어, 뉴질랜드에서 온 노부부 자전거여행자를 만났다. 웜샤워 호스트라고 하시면서, 뉴질랜드에 오면 연락하라고 하셨다. 당초 계획에는 없었는데, 이쯤되니 꼭 가야할 것 같다.
오후 5시 무렵, 와칸밸리와 M41 도로의 분기점에 도착했다. 왼쪽은 와칸밸리로 가는 비포장길, 오른쪽은 M41 포장길이다. 두 길 모두 호루그로 통한다. 거리로는 M41 이 훨씬 짧다. 자전거를 세워두고 한동안 고민했다. 평소대로라면, 고민없이 M41 을 택했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여행자들로부터 힘듬을 보상하고도 남을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얘기를 수차례 들었던 지라, 결국 왼쪽으로 핸들을 틀었다.
흙과 자갈밭이 뒤섞인 비포장길이 시작되었다. 야영할 곳을 물색하던 중에 멀리 호수가 보였다.
'그 쪽에 텐트를 치면 물을 구하기가 수월하겠지'
하지만 막상 가보니, 물은 너무 짰고, 한눈에 보기에도 수질이 너무 좋지 않았다. 다른 곳을 찾기에는 시간이 너무 늦어서 호수 옆에 텐트를 쳤다. 밤이 되자 세찬 바람이 불어왔다.
<두더지일까? 파미르에서 가장 많이 본 동물>
<표지판 뒤로 멀리 알리추(Alichor)가 보인다>
<마을에서 찾은 첫번째 상점. 문이 잠겨있었다>
<마을에서 찾은 두번째 상점>
<역시 문이 잠겨있다>
<바다가 없는 이곳에 'Fish' 라니>
<이곳에도 마을 중심에는 수동펌프가 있다>
<뉴질랜드에서 온 부부여행자. 웜샤워 호스트였다>
<운명의 갈림길. 오른쪽은 포장된 M41도로, 왼쪽은 와칸밸리로 향하는 비포장도로>
<비포장의 시작>
<멀리 호수가 보인다>
<오늘의 야영지>
[로그 정보]
달린 거리 : 78.444 km
누적 거리 : 17278.15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