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란대사관에서 오전 11시에 와서 여권을 찾아가라고 했지만, 최대한 일찍 가서 여권을 찾아 오늘 안에 투르크메니스탄 대사관에 비자신청을 해야만 했다.

어제와 비슷하게 9시 무렵 이란 대사관에 도착했다. 예상대로 이란 비자 스티커가 붙은 여권을 받을 수 있었다.

'1차 미션 완료'

이로서 유럽으로 가는 루트의 절반이 열렸다. 이제 마지막 고비이자 비자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는 투르크메니스탄 대사관으로 향했다.
숙소에서는 무려 7km, 그나마 이란 대사관에서는 4km 거리다. 부지런히 걸어서 10시 무렵 대사관에 도착했다.

문 옆의 의자에 앉아있던 경비원이 나를 보고 두팔로 'X' 자를 그린다. 왠지 느낌이 불안하다.
그 옆에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있어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오늘 근무를 안한다는 것. 투르크메니스탄 공휴일이라나.'

그는 신청 후, 비자가 나와서 받으러 왔다가 나처럼 허탕을 친 경우였다.
그는 타지키스탄 사람이었는데, 역시 통과(transit)비자를 신청했다고 했다. 그것도 무려 2주전에. 그의 말에 따르면, 신청인의 국적에 따라 소요기간이 달라지는데, 호주 사람의 경우, 단 하루 만에 비자가 나온다고 했다. 또한 비자를 신청할 때, 수수료를 내는 것이 아니고, 대사관에서 언제쯤 다시 오라고 날짜를 알려준다고 했다. 그렇다고, 100% 비자를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란다. 비자를 찾으러 올 때, 비자 승인이 나는지 아니면 거부가 되었는지 알려준다고.
만일 승인이 되면, 이때 수수료를 지정된 은행에 납부해야 한다고 했다. 그가 알려준 은행의 위치는 참고로 숙소 근처에 있었다. 그러니까, 승인이 되더라도 은행에 납부를 하고 비자를 찾아오기 위해서는 3번을 오고가야 하니, 총 21km 를 이동해야 한다. 참으로 끝판왕이라고 불릴만 하다.

어쨌든, 오늘 접수를 못했고 타지키스탄 비자 만료까지 11일이 남았다. 일주일 안에 비자를 받을 수 없다면, 사실상 투르크메니스탄 행은 포기다.

PS. 현재 묵고 있는 green house hostel 은 booking.com 의 평점을 보더라도 9점이 넘고, 게다가 리뷰도 100개가 넘는다. 내가 봐도 꽤 추천할만 한다. 그래서 그런지 항상 여행자들로 붐빈다. 특히 저녁 때가 되면, 주방은 요리를 준비하는 사람들도 넘치는데, 특히 어제가 그랬다. 보통은 이런 혼잡을 피하기위해 조금 이른 5시 반에 저녁을 준비한다. 그런데 오늘은 이상하게도 오후 6시 무렵이 되어도 주방에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숙소 주인에게 물어봤다.

“어제는 시끌벅적했는데, 오늘은 왜 이렇게 조용한 거죠?”
“어제는 이스라엘 사람들 12명이 있었잖아, 그들은 매끼마다 요리를 하거든”


<맥도날드를 연상케하는 MC 버거>

<거리 표지판, 3가지 언어로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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