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와칸벨리 2일차.
출발과 함께 끌바를 시작했다. 얼마안되서 앤디 커플이 뒤따라 왔다. 그들과는 오쉬에서부터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며 달리고 있다. 흙과 모래로 덮힌 언덕을 끌바없이 페달링으로 올라가는 그들을 보며 감탄했다.
'아마 저들은 전직 사이클선수가 아니었을까. 완전 기계군'
업힐은 4300m 의 고개를 넘을 때까지 계속 이어졌고, 끌바 또한 그랬다.
오늘도 반대편에서 오는 자전거 여행자들을 여럿 만났다. 처음 만난 2명의 여행자. 내가 힘들게 끌바를 하고 있는 길을 신나게 다운힐로 내려오고 있었다.
'고개이후 길 상태는 어떤가요? 지금 이런 길 상태인가요?'
'지금 이길은 fantastic 이죠. 위의 길에 비하면요'
'오마이 갓!'
3시간 가량 끌바를 통해 고개를 넘었다. 그들의 말대로 길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무르갑 이후 두번째 border control 을 만났다. 강 건너 아프가니스탄이 보였다. 야트막한 강을 사이에 두고 국경이라니. 우리나라 같으면 철조망으로 둘러쳐져 있겠지만.
어쨌든 이곳이 국경이라는 점은 아프가니스탄 쪽 설산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을 통해 체감할 수 있었다. 다시 끌바를 시작해야 했다.
오늘은 다른 날보다 일찍 텐트를 쳤다. 아프가니스탄이 바라다보이는 곳에. 오늘 총 30km 를 달렸지만(걸었지만) 체감상으로는 100km 다. 물을 구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 국경의 강에서 물을 떠왔다. 직접 가까이 가서보니 마음만 먹으면 국경을 넘기는 수월해 보였다.
무르갑에서 만난 유부형님이 주신 즉석 비빕밥을 저녁으로 먹었다. 15개월만에 된장국과 참기름, 고추장을 먹었다. 아마 위장이 놀랬을 듯.
<출발과 함께 시작된 오르막길>
<독특한 문양의 돌. 바람의 영향으로 만들어진게 아닐까?>
<끌바따위는 용납하지 않는 짐승커플>
<비가 오지 않은 걸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이런 길에서의 끌바는 몇 배로 더 힘들다>
<곧 포장도로를 만날 그들. 표정들이 밝다>
<4300m 고개의 끝. 비포장 내리막길이 시작되는 지점>
<끌바 중에 만난 반가운 녀석들>
<설산이 있는 곳이 아프가니스탄이다>
<멀리 검문소가 보인다>
<타지키스탄 국경 군사 시설, 철조망으로 둘러쳐저 있다>
<아프가니스탄 설산 I>
<아프가니스탄 설산 II>
<유부형님이 주고가신 비빔밥. 아프가니스탄을 바라보며 먹었다>
[로그 정보]
달린 거리 : 29.601 km
누적 거리 : 17307.751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