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6일
아마도 아프리카 여행을 하면서 가장 오랫동안 비를 맞으며 달린 날이 아니었을까. 고도 1800 미터에서 시작해서 2300 미터까지 올라간 후에 1500 미터까지 내려가는 루트.
신기하게도 2300 미터까지 올라가기까지는 맑고 가끔 구름낀 날씨가 이어졌다. 이후 내려가면서 먹구름이 끼고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정도의 짙은 안개가 이어졌다. 그리고 아주 약하게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고도가 더 내려가면 괜찮겠지 생각했는데, 목적지 tukuyu 에 닿을 때까지 계속되었다. 말라위를 불과 100 여 킬로미터 남겨두고부터 이런 날씨가 이어지니, 말라위에서 이럴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짐을 푸는데 프론트 패니어의 바닥쪽은 빗물로 흥건하다. 구멍난 곳들을 패치했지만, 소용이 없는 듯 하다. 늦은 오후부터 비는 그쳤지만, 해는 보지 못했다. 옷이며 물건들을 말리기 위해 꺼내놓았다. 이런 날씨에 과연 마를지 모르겠다.

tukuyu 는 산 언덕에 있는 마을이다. 비탈을 따라 집들이 모여있었다. 마을 중심으로 가기 위해서는 언덕을 올라야 했다. 시장을 찾아 숙소를 나섰다. 큰 도로를 빼놓고 비가 온 후라 길은 진흙범벅이 되어 있었다.

ps. 해가 질 무렵, 방에 불을 켜니, 켜지질 않는다. 체크인할 때 확인했어야 했는데, 낮이라 미처 생각을 못했다. 주인에게 얘기하니, 전구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기술자(technician)이 와야 하는데, 오늘은 시간이 늦어서 못오고 내일 아침에 올 수 있단다. 전구하나 갈아 끼우는데, 기술자가 꼭 필요한가. 새 전구를 주면 내가 직접 교체하겠다고 했다. 얼마 뒤, 기술자라는 사람과 새 전구를 든 주인이 방 문을 두드렸다. 그렇게 2분만에 교체를 하고 밝은 저녁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로그 정보]

달린 거리 : 58.364 km
누적 거리 : 48207.906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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