웜샤워(Warm shower) 호스트의 집까지의 거리는 대략 80~90 km 다.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지만, 오전 10시가 다되어 숙소를 출발했다. 복잡한 치망마이 시내를 벗어나고, 왕복 2차선의 고속도로가 이어졌다.
도시락을 사러 들른 세븐일레븐에서 오토바이로 여행 중인 한국인 여행자를 우연히 만났다. 이후 고도 600m 가 넘는 고개를 넘어서기까지 라이딩과 끌바를 반복했디.

호스트인 Wichai 가 메일에 적어준 대로 근처의 파란색 대문을 찾아봤지만, 발견할 수 없었다. 웜샤워 사이트에 찍힌 위치로 GPS 를 지정하고 다시 찾아 나선 후에야 파란색 대문을 찾을 수 있었다.
대문에는 A4 종이에 나를 위한 메세지가 붙어있었다. 이윽고 3층 베란다에서 Wichai 아저씨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잠시 후, 대문이 열리고, 그가 나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자전거를 들여놓고나자, 그가 나에게 건넨 건 얼음이 담긴 음료수 :-)
곧이어 그가 화장실과 내가 잘 곳을 알 곳을 안내해 주었다. 내 블로그를 찾아서 봤다며, 먼길오느라 고생했다고.

우리는 저녁을 먹으며 여러가지 얘기를 했다. 집안에는 여러가지 악기와 클래식 음악가들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직업을 물으니,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하고 주로 아코디언 연주를 했다고 했다. 모두 그가 직접 연주했던 악기들이란다. 바이올린, 피아노, 아코디언, 인도 전통악기 등등.
지금은 일주일에 한번 아이들에게 바이올린을 가르친단다. 총 3명의 학생 중 두명은 무료로 가르쳐준다는.

그는 다재다능한 연주자 뿐만 아니라 경험많은 여행가이자, 블로거이기도 했다. 그의 블로그(http://namcha.blogspot.com)를 보여주었는데, 거의 매일 포스팅을 한다고 했다. 그가 여행한 곳들과 일상 생활의 사진들을 볼 수 있었다.
65세라는 연세를 생각하면 대단한 것이다.
그는 30년 전인 35살에 태국에서 싱가포르까지 자전거로 여행을 했었다고 했다. 이후 세계 여러나라를 여행했다고. 그가 당시 들고다녔다고 하는 책을 보여주었는데, lonely planet 의 asia on chep 이란 제목의 책이었다. 출간 년도가 무려 1978년이다.

“지금까지 간 곳 중에 어디가 제일 좋았어요?”
“미얀마지. 난 치앙마이나 방콕은 같은 곳은 싫어. 가면 높은 빌딩들만 있고. 하지만, 미얀마는 내가 어렸을 적 봤던 것들이 그대로 있거든”

“아 참, 다음달 초에 있을 bike for dad 에 참가하세요?”
“아니”
“왜요?”
“그건 그야말로 이벤트성이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참가하기 때문에. 나는 혼자서 타는게 좋아”

<나를 위한 쪽지가 붙어있다>

<Wichai 아저씨> 


<집안 곳곳에 아저씨가 사용하는 악기들이 걸려있다>




PS. Wichai 아저씨가 Inre lake 는 꼭 가보라고 강추를 하셨는데, 루트 상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로그 정보]

달린 거리 : 86.585 km
누적 거리 : 9788.028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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