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0일차 - North or South?

어젯밤 늦게까지 검색해서 귀마개와 고프로 나사를 구입할 수 있는 곳을 알아냈다. 생각해보면, 참으로 인터넷이란 대단하다. 자국민도 아니고, 나같은 외국인이 난생 처음으로 와본 이곳에서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다니. 그것도 나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 미션을 수행하는 이튿날. 숙소를 나서니 다행히 맑은 날씨다 .
귀마개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문구점에서 판매를 한다. 그 이유는 공부 또는 수면을 목적으로 학생들이 많이 찾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다른 나라의 경우(인도가 그랬고 터키 또한 마찬가지), 문구점(stationary)에서는 구할 수 없다. 바로 안전 공구들을 파는 상점에서 살 수 있다. 시끄러운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 제품이 필요한 것이다.
어제 자전거 타이어를 사러가는 도중에 안전공구등을 파는 가게들 몇 군데 봐 뒀었다. 그곳에 도착해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귀마개를 직접 주인에게 보여주었다. 그랬더니 여러 종류가 있다며, 카달로그를 보여주었다. 다행히 내가 원하는 제품이 있었다. 1달러에 6쌍을 구입했다. 인도나 우리나라에 비하면 무척이나 저렴한 가격이다.
첫번째 미션 클리어.

두번째는 고프로 카메라를 고정시키는 screw. 그냥 보면 정말 단순한 부품인데, 인터넷에서 이것만 파는 걸 거의 본적이 없다. 이 것 외에 패키지로 함께 파는 데, Gopro 라는 정품 스티커가 있다는 이유로 가격이 만원을 훌쩍 넘는다. 장시간 검색끝에 필요한 스크류만 파는, 그리고 정품이 아닌 호환제품을 파는 곳을 알아냈다. 한가지 단점이라면, 상점의 거리가 꽤 된다는 것. 가기 위해서는 내가 배를 타고온 이스탄불의 동쪽(아시아 쪽)으로 건너가야 한다.
가는 도중에 전자 부품들을 파는 곳(우리나라로 치면 세운상가 같은)에 혹시 같은 제품을 파는지 물었다. 하지만,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결국 배를 타고 직접 상점까지 가야 했다.
며칠전 넘어올 때는 비가 와서 제대로 사진을 찍지 못했는데,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배 위에서 오는 내내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PS. 귀마개를 사는 데, 상점 주인이 어디서 왔는지 묻는다.
'한국이요'
'north or south?'
'당연히 south 죠'
'지금 너희나라 경제는 어때?'
'안 좋아요. 물가는 오르고, 월급은 제자리죠.'

이번에는 고프로 나사를 사는데, 또 어디서 왔는지 묻는다.
'한국이죠'
'north or south?'
'당연히 south 죠'

물건 값을 내고 잔돈을 거슬러 받는데, 주인이 말한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25% discount 해주는 거야. 만일 북한에서 왔다고 하면, 할인 안해주는 거였다구'

여행을 하다보면, 이런 경우가 많은데, 외국인들이 한국 대통령은 몰라도 북한 통치자는 아는 경우가 종종 있다. '김정은' 이라고 이름까지 아는 경우도 봤다. 그러면서 이상하다는 (돌+아이) 손짓을 한다. 이따금 cnn 등 외국 뉴스를 보면, 빠짐없이 나오는 것이 북한 뉴스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외국에서 한국보다 북한에 대한 명성이 이 정도로 높아진 이유는 어찌보면 당연하다.

PS2. 올해 초, 터키 이스탄불에서 테러가 발생한 이후로, 거리를 걷다보면, 총으로 무장한 경찰과 경찰펜스, 탱크를 종종 보게 된다. 특히 탁심 광장. 지하철의 경우 개찰구에 경찰들이 서있으면서 짐을 검사한다.

PS3. 갈라타 다리를 건널때마다 낚시하는 사람들을 자주 보게 된다. 오늘은 주말이 그런지 어제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꽤나 진지해 보이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 정도면 고기가 많이 잡히는가 싶다. 이들이 잡은 것들을 보면, 그리 크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모이면 꽤 괜찮겠다 싶기도 하다.




















<페리토큰>

<페리 운영시간>




<탁심광장, 경비가 삼엄했다>

<일반적인 형태의 귀마개(맨 아래)>


<오랜만에 보는 아두이노 보드. 반가웠다>

<오늘 구입한 것들>

  • journey/turkey/2017/day20.txt
  • Last modified: 12 days ago
  • by likew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