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1일차 - 휘발유를 사기 위해 서류가 필요한 나라
앞으로의 계획대로라면, 이스탄불 이후 대도시는 러시아의 모스크바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이곳에서 완비를 하고 출발하려는 생각이다.
그동안 여행을 하면서 고장이 나거나 망가져버린 것들이 몇 있는데, 그중에서 가솔린 버너가 대표적이다. 키르키스스탄 이후로 제대로 사용을 못했다. 타지키스탄의 경우, 연료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투르크메니스탄, 이란에서도 역시 제대로 사용을 못했다.
지금까지는 이란에서 구입했던 부탄가스를 사용했지만, 얼마 후면 다 떨어질 테고. 나라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가성비만 보자면, 가솔린(석유) 연료가 가스 연료에 비해 월등히 높다. 캠핑용 가스의 경우, 구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가격도 비싸다.
이렇듯 출발전 석유 버너 동작을 테스트하기 위해 숙소 근처의 주유소에 들렀다. 연료통을 보여주며 1리터만 달라고 하니, 안 된단다. 이후 다른 주유소를 가봤지만 역시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
'주유소에서는 연료를 구할 수 없는건가'
이번에는 캠핑용품을 파는 아웃도어샵에 갔다.
'(통을 보여주며) petrol 을 구입하고 싶은데요?'
'저희 상점에는 없습니다. 근처 다른 아웃도어 상점에는 아마 있을 겁니다'
'혹시 주유소에서는 구입할 수 있나요?'
'주유소에 구입하기 위해서는 우선 경찰서에 가서 서류(그는 paper 라고 했다)를 발급 받아야 합니다. 경찰에게 '캠핑용으로 사용할 석유를 구입하고 싶다' 라고 얘기해야하죠. 이후 받은 서류를 주유소에 보여주면 구입할 수 있을 겁니다'
나에게는 주유소에선 구입할 수 없다는 소리로 들렸다. 오늘은 일요일이라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았고, 내일 근처의 다른 아웃도어샵에 가봐야 겠다.
숙소에 돌아와서는 풀어진 바테입을 다시 감았다.
PS. 산티아고를 다녀온 이후, 브레이크가 이상하다. 아마도 한 달이 넘는 장기간 방치해둔 것이 원인 인듯 한데. 브레이크를 잡으면 제자리로 돌아오질 않는다. 트빌리시에서 출발할 때, 윤활유를 뿌리긴 했지만 그래도 완전히 복구되지는 않았는데, 암튼 아직까지도 한쪽은 손으로 움직이기가 어려울 정도로 뻑뻑하다. 방법을 찾기위해 자주가는 네이버까페에 글을 올렸다.
<거리 곳곳에 중고물품을 파는 곳들이 많다>
<휘발유 가격. 결국 구입은 하지 못했다>
<스프링 부분에 윤환유를 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