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5일차 - 키예프 관광 I
키예프에 온지 거의 2주 만에 시내 관광에 나섰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만큼, 러시아워 시간을 피해, 점심을 먹고, 오후 1시쯤 집을 나섰다.
트램을 타기전, 현금 인출을 위해 근처 오슈차드 은행에 들렀다. 3000 흐리브냐를 인출하려고 하는데, 1회 최대 금액이 2000 흐리브냐다. 그냥 2000 만 뽑았다. 500 흐리브냐 지폐가 나왔다. 처음봤다. 이런 게 있었구나.
몰도바에서 만난 분 얘기대로 수수료가 없다.
어제 예행연습을 한 덕에 Chernihivska 지하철 역까지는 무사히 도착.
토큰을 사고, 출입구를 지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플랫폼으로 내려 갔다. 우크라이나는 짐검사를 따로 하지 않았다. 지하철 시설은 생각보다 꽤 괜찮았다. 노선도도 영어로 되어있고, 방송도 영어로 별도로 안내해주었다. Chernihivska 역은 플랫폼이 지하가 아닌 지상에 있다. Dnieper 강을 건너기 전까지는 전철이 지상으로 다녔다. 다리를 통해 강을 건너자, 어두컴컴한 지하로 접어들었다.
Khreshchatyk 역에서 내렸다. 오늘 관광 코스는 다음과 같다.
- PinchukArtCentre
- Golden Gate
- St. Sophia's Cathedral
- 성 미하일 황금 돔 수도원
모두 시내에 모여 있어, 걸어서 이동이 가능하다.
PinchukArtCentre
가장 먼저 PinchukArtCentre 로 향했다. 건물 입구에 다다르니, 쪽지가 붙어있었다. 6월 16일까지 문을 닫는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한 사람이 다가와 쪽지의 내용대로 16일까지 닫는다고 말했다.
'할 수 없지. 다음에 오자'
Golden Gate
지금은 거의 형체를 알아볼 수는 없지만, 키예프는 성곽으로 둘러싸인 도시였다. 마치 서울의 북한산성이 있었던 것 처럼. 이를 추정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곳 golden gate 다. 이 성문을 통해 외부와의 왕래가 가능했다. 서울의 4대문과 비슷하다.
St. Sophia's Cathedral
입구인 성당 bell tower 의 매표소에서 한참동안 티켓 요금표를 봤다. 종류가 3가지나 되기 때문이다. 몇몇 건물들은 출입할 수 없는 두번째로 비싼 티켓을 샀다. 러시아 정교회 성당을 꽤 많이 봐왔다고 생각했는데, 이곳은 무척이나 새롭게 느껴졌다. 상당히 화려한 컬러톤, 곳곳이 황금색으로 칠해진.
마치 큰 공원에 들어와 있는 듯했다. 군데군데 나무와 벤치가 있고, 사람들이 앉아 쉬는 한적한 분위기. 둘러보니, 이곳 또한 작은 성처럼 벽으로 둘러 싸여 있었다.
외부와 출입이 가능한 용도로 사용했던 ZGate 에서 1600~1700 년대에 만들어진 세계지도들을 전시해놓고 있었다. 서유럽, 북유럽, 동유럽의 지도들이 대부분이고,
1786년에 만든 지금의 러시아 영토가 포함된 지도가 있었는데, 우리나라도 corea 로 표시되어 있었다. 지금의 지도와 비교해도 꽤 정확한 모양이다.
1666년에 그려진 런던의 도시 그림은 집집마다 굴뚝에서 연기를 자욱하게 뿜어내고 있었다. 아마도 그당시, 산업혁명을 앞둔 그때의 모습을 잘 표현했구나.
역시 하이라이트는 성당 내부였다. 총 2층으로 지어진 구조는 천장과 벽면 그리고 기둥마다 프레스코기법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각각의 그림의 의미는 안내표지판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그림의 화풍들은 지금껏 보아온 여타다른 정교회 성당에서의 그것과 흡사했다. 인물의 표정들, 천사의 날개등등. 2층에는 모자이크기법으로 그려진 벽화들이 있었다.
성당을 나오면서 성당의 모습을 미니어쳐로 만든 조각을 봤는데, 순간 깜짝 놀랐다. 이스탄불에서 봤던 모스크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십자가만 없다면 영락없는 모스크다.
이런 걸보면, 기독교와 이슬람교는 참으로 많이 닮아 있다.
성당 구경을 마치고 나오니 오후 6시다. 시간 참 빠르다. 오늘 못 본 곳들은 내일로.
왔던 경로들을 거꾸로 거슬러 집으로 향했다. 퇴근시간이 겹쳐 지하철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트램도 마찬가지고.
겨우 반나절 돌아다녔는데도, 너무 힘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