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분명히 버스 출발은 오전 8시라고 했지만, 다른 여행자들로부터 버스 인원이 다 차야 간다는 걸 이미 들었기 때문에 8시 40분 쯤 북쪽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 어제 와본터라 지름길로 더 빨리 터미널에 올 수 있었다. 가는 길에 1000 솜짜리 hoh 가게에서 가는 내내 먹을 난도 샀다.
결국 버스는 기어코 만석을 채워 11시 쯤 출발했다. 통유리로 창문이 없고, 옆에 앉은 쩍벌남 때문에 앉아가는 내내 불편했다.

오후 1시가 되자, 식당으로 보이는 곳에 정차했다. 차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모든 사람들을 내리게했다. 나처럼 점심을 식당에서 사먹지 않을 사람들도 무조건 내려야했다.
그곳에서 30여분 정도 있다가 다시 출발했다.

버스는 중간중간 도로에서 사람을 태웠다. 엉덩이의 감각이 점차 사라지고, 해가 지고 어둠이 내려앉았을 무렵, 타슈켄트 근처에 다다랐다. 숙소와의 거리를 확인하기 위해 핸드폰 GPS 를 켜놓고 위치를 파악하고 있었다.
타슈켄트 시내로 더 들어갈걸로 생각했던 때, 차량은 점차 속도를 줄이고, 사람들은 내릴 채비를 하고 있었다. 아직 숙소까지는 20 여 킬로미터 가까이 남았는데.

얼마못가 버스는 시내 외곽의 버스 터미널에 정차했다. 지도상에는 그곳으로부터 숙소가 있는 시내까지 갈 방법은 택시말고는 없어보였다. 혹시 지하철이 연결되어있을려나 찾아봤지만, 한참 멀리 떨어져 있었다. 터미널 근처에는 버스와 택시 승강장이 있었지만, 나 같은 여행자에게는 무용지물.
숙소까지 거리를 확인했다. 대략 16km. 시간은 오후 7시 반. 걸어가면, 서너시간 정도 걸릴것 같다.
잠깐 고민했지만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 있어서 걷는데는 큰 무리는 없을 것 같다.
가는 도중에 아침에 숙소에서 싸가지고온 빵과 삼모사를 먹었다. 걷는 사람들은 서늘한 날씨에 옷깃을 여몄지만, 나는 반팔만 입고도 춥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다.

10시 반 정도에 숙소에 체크인을 했다. 이곳에서 사마르칸트, 부하라에서 만났던 여행자들을 다시 만났다. 중앙아시아를 여행하다보면, 이런 경우가 정말 많다. 대부분 루트가 비슷하고, 묵는 숙소가 비슷하다보니, 이렇다. 또 우즈베키스탄을 입국할 때 봤던 자전거 커플 여행자도 만났다.

숙소 주인에게 이곳에서 달러 인출이 가능한 ATM 기기가 어디에 있는 지 물었다. 그는 달러 인출은 2가지 방법이 있다고 했다.

1. KDB 은행(기업은행이 이곳에 진출해있는 줄은 몰랐다)에서 직접하는 방법
2. 고급호텔에 있는 ATM 을 사용하는 방법

그는 첫번째 방법을 추천했다. 수수료도 2% 고, 그곳에는 한국인 직원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출국시, 국경에서 세관문제에 대해서도 은행에서 bank permission 문서를 발급해 준다고 했다.

하지만 ATM 을 이용할 때는 문서를 발급할 수 없다고 했다. 내가 인출 영수증은 안되냐고 하니, 그걸로는 인정이 안된단다.
일단 시도해볼 수 있는 것들이 생겼다. 당장 가서 확인해보고 싶지만, 시간도 너무 늦었고, 내일 아침 일찍 가야지.

PS. 도로에서 차를 미는 모습을 자주 본다. 그만큼 차량들의 고장이 잦다.

PS2. 주유소에서 oil 가격을 봤다. 기름 91 : 3100솜


<중간에 들렀던 휴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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