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라에서의 마지막 하루.

본의아니게 부하라에서만 우즈베키스탄의 절반 가까이를 머물게 되었다.

앞으로 국경을 넘기까지 오늘 포함 3일. 남은 돈은 한국 돈으로 3000 원 남짓.
돈이 넉넉히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출국을 3일 앞두고 추가로 환전을 하는 것도 좋은 생각은 아닌 듯 했다. 남은 돈으로 가장 가성비가 좋은 것이 무얼까 생각한 끝에 난(HOH)을 사기로 했다. 한개에 1000솜(200원)이니 10 개를 넘게 살 수 있다. 내일 먹을 것까지 12개를 샀다. 국경을 넘어가지 전까지는 난과 버터로 버텨야 할 것이다.

남은 돈으로는 비누와 저녁에 먹을 라면을 샀다. 텐트와 침낭을 말리고, 짐을 정리했다. 이곳 rumi 게스트하우스는 두샨베에 있었던 green 게스트하우스와 더불어 가장 오래 있었던 곳이다.

이곳에 처음 왔던 기억이 까마득하다. 그때와 오늘의 거리 모습이 참 많이 바뀌었다. 사람들은 털모자를 쓰고 두터운 외투를 입고 거리를 걷고 있다. 2주 전만 하더라도, 한 낮에는 30도가 넘는 더위가 이어졌는데, 지금은 하루 중 가장 낮은 기온이 영하 권이다.

그동안 나름 추위에 강하다고 생각해왔었다. 하지만, 요 근래들어 그리고 나이가 먹을수록 더위보다 추위가 더 힘들다는 것을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다.

PS. 이글을 쓰고 있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오셔서 내일 아침에 올들어 가장 추운 -5 도가 될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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