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khrisabz 에서의 첫째날.

우즈베키스탄에 들어와서 처음 방문하는 유적지.
티무르 왕의 흔적이 남아 있는 Ak-saray palace 와 티무르 왕과 관련한 사람들이 뭍혀있는 Dorut Tilyovat 를 찾았다. 두 곳 모두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있다.

1. Dorut Tilyovat

좀더 가까운 이곳부터 찾았다.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지붕의 에메랄드색 빛깔이 햇볕에 반사되어 빛났다. 지금까지 중앙아시아에서 본 건물 중에 가장 화려했다. 지붕 아래는 여러가지 문양들과 아랍어(?)로 장식되어 있었다.
아침부터 기도를 하기 위해 찾은 사람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기도하는 방식은 예전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갔던 무슬림 사원에서와 동일했다.
티무르왕의 자녀 또는 정신적 멘토였던 사람을 모신 곳에서는 인도에서 봤던 것과 동일한 양식으로 중앙에 돌로된 직사각형 모양의 비석이 있고, 천장에는 커다란 원이 그려져 있고 갖가지 문양이 천장에 그려져 있었다.

2. Ak-saray palace

이곳을 가다보면, 중간에 공원이 나온다. 잔디가 깔려있고, 벤치가 여기저기 놓여있는. 그동안 보아온 마을에 비해 무척이나 잘 관리된 공원이다. 사방에서는 잔디깎이로 잔디를 깎느라 분주하다. 일하는 사람만 보일 뿐, 쉬러오거나, 나같은 관광객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주변에 상점들이나 놀이기구들이 있었지만, 대부분 문을 열지 않은 상태였다. 조금 황량해 보이기도 했다. 그늘이 없는게 아쉬웠다. 잔디대신 중앙아시아의 강렬한 햇볕을 막아줄 나무를 심었다면, 좀더 사람들이 이곳을 찾을 텐데.

공원을 지나면, 중앙에 거대한 동상이 보인다. 티무르 왕의 동상이다.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팻말이 있었다. 가이드북에 따르면, 주말에는 결혼을 앞둔 사람들이 이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한참을 기다려야 한단다.
동상 뒷편으로 거대한 건물의 일부분이 나오는데, 이곳이 티무르왕이 여름에 묵었다는 ak-saray palace 다. 1380년에 건설이 시작된 이 건축물은 높이가 38m 에 이른다. 아주 일부분만 남아있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남아 있는 한 면을 보면 당시의 화려한 건축자재들을 수입하여 사용한 것을 알 수 있다.

구경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시장(bazzar)에 들렀다. 점심을 먹고, 국경에서 벨기에 자전거 여행자로부터 받은 sim 카드로 인터넷이 안되는 문제를 알아보기위해 'u cell' 간판이 있는 가게로 들어갔다.

주인에게 증상을 직접 보여주었더니, 그의 대답은

“u cell 은 인터넷이 잘 안되. UMS 심카드를 사용해. 이게 아주 좋다구”

혹시 잔액이 부족해서 안되는 건지 물었지만, 그건 아니란다. 이런 관광지에서 조차 안되는 경우도 있나.
그가 말한 UMS 심카드를 구입하려고 하니, 길 건너편, UMS 간판 상점을 가리키며 그쪽으로 가라는 손짓을 했다. 그곳에 가서 심카드를 사고 싶다고 하자, 외국인에게는 판매할 수 없다고 했다. 오직 현지인만 가능하다고.
다른 심카드 회사인 'Bee line' 도 마찬가지 였다. 그 쪽 직원은 '우즈벡에서 외국인은 심카드를 구입할 수 없다며. 이건 국가 정책이라고' 얘기를 했다.
끝으로 나에게 '혹시 우즈벡에 친구 없어요?' 라고 물었다.

“네 없어요”

황당했다. 외국인은 심카드를 살 수 없다니. 그동안 여러 나라들을 여행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숙소에 돌아와 주인에게 심카드 구입에 대해 물었다.

“여기는 조그만 도시라서 그사람들이 이해를 못해서 그런거야, 사마르칸트 같은 큰 도시에 가면, 구입할 수 있다구”

외국인은 심카드를 살 수 없다는 국가의 정책이 큰도시에서는 바뀔 수 있는지 선뜻 이해가 가지는 않았지만, 사마르칸트에 가야 하는 또 한가지 이유가 생겼다.

PS. 중앙아시아가 카페트로 유명하다고 알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숙소에 가면 바닥에 카페트를 깔아놓은 것을 자주 본다.

PS2. 오늘 갔던 두 곳 모두 별도의 매표소가 따로 없다. 구경하고 있으면, 어디선가 '미스터~' 하고 어떤 아주머니가 부른다. 표를 사야한다는 뜻이다. 가격을 묻고, 지불하면, 즉석해서 표를 끊어준다. 특이한 것은 국적을 묻고, 표 가격을 직접 적어서 준다는 것이다.

PS3. 우즈베키스탄에 들어와서, 자주 겪는 일 중 하나가. 길을 걷다보면, 한국어로 말을 거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하루에 한명은 있는 것 같다.
대부분 한국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다. 한류의 열풍 때문인지는 몰라도, 단번에 한국사람이냐고 물어보는 경우도 많다. 오늘 만난 한 사람은 동대문에서 일을 했다면서 한국에서 번 돈으로 집과 가게를 샀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동생이 한국에서 일한다며, 무척이나 반가워했다. 뉴스에서 보면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은데, 이렇게 성공해서 만난 사람들을 보면 내가 더 뿌듯하다.

PS4. 숙소가 있는 거리는 만들어진지 오래되지 않은 신도시라는 느낌이 든다. 길 양 옆에 있는 가게들과 보도블록, 마치 미리 계획한 듯이 건물 모양이며 간판 등도 천편일률적이다.
요 며칠간 달리면서 봐왔던 마을과는 사뭇다르다.

































<식당을 이용할 때는 메뉴사진을 찍어서 주문할 때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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